2016, 3월 '허균'

2016. 3. 30. 08:27


문화사학자, 도보여행가 신정일이 지음.  책을 덮은 후 인물과 시대에 대한 유감이 각각 있다. 


 허균은(1569년~1618년) 초당 허엽의 막내이자 허난설헌의 동생이다. 명문 사대부집에서 태어나 21세에 관직에 나가 비록 여러번의 좌천과

유배를 겪었지만, 죽기전(서소문근처에서 능지처참되고 효수됨) 까지 조정의 참찬(정2품 벼슬)을 지낼 정도로 권력의 중심에 있었다.


 천재적인 시인이자 문장가였고, 정치인이였다. 많은 사료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허균에 대한  인물평은  시문은 가히 천재적이였고, 인품은 경박하고 요망하다했다. 비록 반대파의 폄훼와 대역죄인이기에 사료에 남겨진 기록이 야박하다 할수 있으나, 그 자신이 품행을  진중하게 못하고, 스스로를 성찰하지 못한 것은  온전히 그의 몫일 것이다.


 그가 살아온 시대는  조선 역사상 가장 힘들고 치욕적인 시기였다. 임진왜란(1592년)과 정유재란(1597년)을 20대에 겪었고, 그가 죽은 후 9년후 정묘호란(1627년)과 연이어 병자호란(1636년)이 일어났다. 조선반도의 모든 것이 침탈되고, 많은 백성들이 목숨을 잃고, 정조를 잃고, 가족을 잃고, 가진 것 모두를 잃고 굶어죽어가도 조선의 사대부, 권세가란 작자들은 사사로이 자신들의 부귀영화만을 좇아서 민생은 거들떠 보지도 않은 시대유감이 개탄스럽다.


 비록 허균이 개혁적이고 평등한 세상을 꿈꾸어 왔다고는 하지만, 칠서의 난이후 이이첨과 정인홍에 의탁하여 대북파에 몸담으며 당쟁에 소용돌이의 한 가운데 있었다. 이런 참담한 시기에 제도를 정비하고, 민생을 잘 살펴서 조선이라는 나라와 그 나라에 목숨 바치는 민초들을 강건하게 만들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